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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라이언a님이 보내주신 자막 제작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팁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쉽게 알기 힘든 미드 내 단어, 용어는 어떻게 번역하세요?
우선 저는 자막에 등장하는 레퍼런스나 상표, 단체, 인물의 이름 등은 한눈에 쉽게
구분하실 수 있도록 모두 일정한 색깔의 태그를 넣고 있고요,
자막 배포 후 제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 사진을 포함한 상세한 자막 해설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가능한 한 자막 내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한 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대사에 간단히 설명 가능한 용어가 등장할 경우
자막 자체에 해설을 삽입하고 있어요. 즉 대사 한 줄, 주석 한 줄,
이렇게 두 줄로 표현이 가능할 때에는 영상 내에 주석을 더하는데,
자막이 세 줄 이상 넘어가면 일시 정지하고 보지 않는 이상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이 경우 별도의 자막 해설로 넘기는 편이에요.
우리에게 생소한 상표나 단체 이름이 등장할 경우 (원래 영문 대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해당 상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대사 속에 추가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글리 2x09] 에서 ‘Churro’ 를 ‘츄로 과자’ 라고 표현한 것이나,
최신 에피에 등장한 'Jared' 를 '제러드 보석상' 이라고 표현한 것처럼요.
또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아예 우리 식의 표현이나 비슷한 제품 명으로 바꾸어 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Funyuns’ 라는 양파 스낵의 경우 이를 ‘퍼니언스’ 라고 번역하고
밑에 별도로 ‘양파로 만든 과자’ 라고 해설까지 달아야 한다면 지극히 비효율적이지요.
더군다나 극의 흐름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단어도 아니라면요.
이 경우 차라리 ‘양파링’ 과 같은 표현으로 아예 바꾸어버리고,
감상하시는 입장에서 자막을 보는 즉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제작자가 약간의 재량을 발휘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자막 해설까지 찾아보는 분들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글리 2x07] 에 등장했던 'Tots' 를 ‘감자볼’ 로 해석한 것처럼,
간혹 아예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답니다.
> 디씨 공지에선 번역체를 쓰지 않고 우리말 답게하라는 데, 어떻게 할 수 있나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우리말 자막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1차적으로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한 뒤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가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그와 함께 흔히 범하는 번역체의 오류들을 피해야겠지요.
저 같은 경우 '그' 혹은 '그녀' 와 같은 표현은 전혀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고,
수동 표현들도 매끄럽게 번역하려고 신경 쓰고 있어요.
또 인물들이 습관적으로 내뱉는 'You know’ 와 같은 표현이나
연속적으로 내뱉는 감탄사들은 불필요한 경우에는 굳이 해석하지 않고요.
더불어 영어를 그대로 번역했을 때 어색한 느낌이 드는 문장은
크게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감하게 의역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간의 나이 등의 관계를 어떻게 파악하시나요?
아무래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인물의 나이나 경력, 직급 등을 확인하는 것이고,
형제 관계 등 극중에서 쉽사리 나이 파악을 하기 힘든 경우에는
극의 흐름 상 힌트가 되는 것들을 캐치하려고 노력합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실제 배우의 나이를 반영하기도 하고요.
> 자막 도전 하는 분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주신 다면?
사실 아직 실력도, 경험도 모두 턱 없이 부족한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송구한 일인데,
다른 분들께 조언까지 드리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아 그저 민망할 따름이네요.
다만 부족한 실력이나마 그동안 자막 제작을 해오며
제가 느낀 점들을 몇 마디 말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우선 자막 제작은 드라마에 대한 애정, 영어에 대한 관심과
영미권 문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만 뒷받침 된다면
누구나 도전하실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작 편수가 늘어날수록 자막 제작에 대한 본인만의 노하우가 쌓이며
자막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까요.
다만 '공개적으로 배포하는' 자막 제작의 경우, 냉정하게 말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비단 기미갤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막에 대해 이런저런 뒷얘기가 오가고 서로 열을 올리다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과연 순수한 자기만족을 위해 꾸준히 자막 제작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학업이나 생업까지 미루어 놓고 짬짬이 시간을 내어 편당 5시간, 10시간씩 투자해
자막을 뽑아내는 일은 작품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누가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미드 팬 분들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 뒷받침 될 때에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역시도 아직 많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항상 그런 마음을 갖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자막을 받아 보시는 분들의
응원과 피드백은 더 좋은 제작자로 나아가는 큰 밑거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번 자막에 도전하신 이상 누군가 쉽게 내뱉은 말 한마디에 상처 받기 보다는,
내게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비판만 골라 볼 수 있는 혜안과 강한 자신감으로
꾸준히 제작에 임하시는 것도 중요한 것 같고요.
더불어 제 생각에는 처음 자막에 도전하시는 분들의 경우 무리해서
인기작의 새 에피로 시작하시기 보다는 평소에 즐겨 보시던 작품의 이전 에피소드들을
연습 삼아 제작해 보시거나, 자막이 끊겨 있는 최근 작품들에 먼저 도전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자막 제작 툴 사용법이나 나만의 번역 노하우는 그저 두어 편만
작업해도 금방 생겨나는 법이고 그렇게만 되면 자막의 퀄리티가 확연히 달라지는데,
그 과정으로 채 나아가기도 전에 사기가 꺾이는 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거든요.
자막이 끊긴 최근 작품들의 경우 일단 많지는 않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그런 이유로 감상하시는 분들로부터 더욱 소중하고 알찬 피드백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꼭 처음부터 유명 작품의 자막을
만들어 많은 댓글과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만든 자막을 통해 많은 분들이 그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도 정말 보람찬 일이지요. 물론 그 과정에서 피드백은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고,
이 인터뷰는 물론 갤러리를 통해 여러 자막 제작자 분들의 수많은 팁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덧붙인다면?
실력도 경험도 부족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우습지만,
제가 본격적으로 자막 제작에 뛰어든 건 지난 가을 ‘글리’ 가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그저 새 시즌이 시작되었다는 기쁨 + 기다리던 작품이 드디어 돌아왔다는 반가움에
별 생각 없이 한두 편 만들어볼까 하고 시작한 일인데,
어느덧 이번 시즌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글리’의 매력에 푹 빠져 다시금 자막 제작의 재미를 느꼈고,
그와 함께 일종의 책임감까지 더해지면서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어
일주일에 한 편씩 자막을 만들어내기는 했는데, 사실 마음이 그리 가볍지는 않네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작품인데 괜히 저처럼 실력도,
경험도 부족한 사람이 덜컥 끼어들어 더 좋은 자막이 쏟아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틀어 막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매번 더 좋은 자막이란 무엇인지 고심하게 되었고,
또 그 방법을 찾고 배우기 위해 모자란 실력을 갈고 닦으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내가 사랑하는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이 작품을 좋아하시는 다른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더 큰 웃음과 재미를 드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저 역시도 지금 제작하고 있는 작품들 모두 책임감 갖고 시즌 끝까지 잘 마무리하도록 노력할게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당부의 말씀 드리자면, 더 좋은 자막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자막을 감상하시는 입장에서 제작자를 향해 따끔한 피드백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따뜻한 격려의 리플 하나가
백 마디 말보다도 훨씬 더 제작자에게 힘이 될 때가 있답니다.
지금도 저는 자막을 만들 때마다 제작자 분들께서 얼마나 고생하시는지를 새삼 깨닫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갤질에 임하고 있어요.
순수한 열정과 양질의 자막으로 작품을 더욱 빛내주시는 모든 자막 제작자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또 작품은 물론 자막에까지 애정 가져주시면서
좋은 말씀과 조언 아끼지 않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려요.
가끔은 뻘글이 난무한다지만 그것조차도 기미갤의 매력인 것 같고,
아무쪼록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훈훈함이 가득한 기미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라이언a님께서 지금 자막 작업을 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의 노력을 이야기 해주신 것 같습니다.
모든 제작자 분들이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미드 등을 웃고 즐길 수 있도록 자막을 만들기에,
많은 사람들한테서 많은 이야기도 듣지만, 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여러 실패도 경험하지만,
계속해서 자막을 만들고 계시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번 인터뷰와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인터뷰를 통해서
자막 제작에 도전하시는 분들이나 자막을 통해 미드를 즐기는 모든 분들께
어떠한 방법으로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막 받으실 때, 리플 하나 남기시면 자막의 질과 재미를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제 이 인터뷰 시리즈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네요.
다음 시간엔 역시 기미갤에서 활동하시는
(제가 이분 자막으로만 화이트 칼라를 봅니다)
SNL님의 인터뷰 내용이 올라옵니다.
기대해 주세요
지난 인터뷰 놓치셨나요? 여기 모았습니다
http://11pm.tistory.com/102
7화 - 4Tom2 님
http://11pm.tistory.com/105 8화 - 라이언a님 첫 번째 이야기
http://11pm.tistory.com/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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