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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에 올렸어야 했는 데, 집 이사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올리네요. 사실 아직도
이사가 끝난건 아닙니다. 이번에 느끼는 바론
외국에선 부동산 믿을게 못 됩니다. 한국 부동산...
몰라요, 제가 보기에 외국 애들이 더 독하게 나오는 듯

 암튼, 최근들어 영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정말 유명한 미국 드라마들이 많이 나오면서
미국 드라마 자막 제작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뭐든지
쉬운 일은 없는 법, 앞서서 정말 자막 제작에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시는 분들의 경험을 들으면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또 한번 인터뷰를 해 보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달마 앤 그렉 등을 작업하신 저스틴 워커 님과 크리미널 마인드 등을 작어하고 계신 엽기걸 님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1. 자막을 만들때 '이건 꼭 잘해야 해'하는 걸로 뭐가 있나요?

 저스틴 워커 -

 자막 만들다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영어보다 "국어" 실력이 더 좋아야 한다는 것에 뼈가 저립니다
또한 생각보다 "한자 숙어"도 많이 알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자막을 만들었을때 직역 보다는 의역과 참견을 많이 한 번역을 했었죠
그러면서 느낀점은 영어의 오리지널 느낌과 동시에 저 케릭터가 어떻게 마음을 표현했을까
다시 말해서 작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이런식으로 표현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막을 만들었습니다.
브라더스 & 시스터스 하면서 가장 어려운건 호칭과 존댓말 관계였죠.
되도록이면 자녀들은 부모에게 존댓말을 하는것으로 설정을 했고 가족 관계에서도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형제 사이에서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으면서 뉘앙스를 살려 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쩌면 긴 대사보다 단마디 대사가 더 어려웠고 익숙한 단어들도 생각보다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Hi" , "Hey", "Whatever", "relex" 같은 단어가 오히려 어려웠어요


 엽기걸 -

 ① 정확한 싱크
   - 예전엔 흄흄신(ㅎㅎ)을 심심찮게 찬양하는 글이 많았는데
     꽤 정확한 영자막 덕분이 아니었나 싶어요.
     요즘은 방송이 뜨고 몇 시간 안에 올라오는 Addi7ed 영자막의 신세를 주로 지게 되었는데
     가끔 눈에 띄는 오/탈자와 더불어 엉망인 싱크 때문에 수정하기 급급하다가
     언젠가부터는 아예 싱크를 처음부터 아예 새로 찍게 되었죠.
     시간이 훨씬 더 걸리지만, 결과물이 꽤 만족스러워서
     조금 부담스러운 작업임에도 영자막을 새로 만드는 걸 고집하고 있어요.^^
 ② 존대 관계
   - 아직 정리가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ex.팀원들 간의 회의)
     자막 완성하고 플레이어로 보면서 점검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 존대 관계죠.
     극 중에 새로 등장하는 조연들은 말하는 걸 유심히 보고
     존대 관계를 설정하기도 하죠. 
     나이가 어린 사람이 무조건 윗사람에게 존대하는 게 아니라
     극 중 캐릭터에 맞게 설정하려고 노력해요.
 ③ 화면에 나오는 모든 영어를 한글화하기
   - 화면에 나오는 문자메시지, 간판, 지명 등을 최대한 자막에 담으려 해요.
     보통 미드를 자주 보는 사람은 이해하는 영어도 많겠지만
     아예 '영어'라는 언어를 무시하고 한글자막으로 보는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는 거죠.


2. 자막 만드는데 있어서, 이건 나밖에 모르는 노하우! 로는 뭐가 있나요?

 저스틴 워커 -

 첫째 영어자막을 너무 의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본으로 나오는 것도 있고 딕테한 것도 있고 클로즈 캡션을 이용한
자막도 많죠. 영어자막이 없으면 자막을 만들지 못하지만
 (특히 싱크때문에 ㅋㅋㅋ) 그래도 되도록이면 들으면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영어자막도
 100% 신뢰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을 하고
 영어자막 보단 듣기에 의지를 많이 했어요.
 
둘째 과감한 싱크의 합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다가 "스포"가 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죠.
 하지만 위에도 말했지만 대사를 들으면서 그 대사가 어디서
 끊어야 하나 어디까지가 한 자막으로 표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잘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사가 많은 미드 같은 경우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가끔은 너무 대사를 짧게
영어 자막의 싱크를 살려서 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싱크를 합치는 것"도 자막의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나왔을때는 주로 네이버 검색이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요. 위키는 별로 선호하지 않고 구글도
별로 그렇게 사용하진 않습니다. 검색을 하긴 하지만 검색에
 지나치게 의지하지 말고 대사의 뉘앙스를
 얼마나 더 잘 살리는지가 중요합니다. 


 엽기걸 -

①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든 작업 도중에 '저장'하면서 작업할 것
   - 가끔 피치못할 사정으로 작업분을 날리는 경우가 있어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저장하는 습관을 들이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죠.
② 피드백의 활용
   - 제가 만든 최근 에피들은 제가 초벌번역을 하고
     '이매'횽이 전체적으로 훑어봐주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혼자만의 번역에 갇혀 있다가 다른 시선에서 '이건 어때?' 하는 걸 보면
     절로 무릎을 치게 되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요?
     맞게 하는 건지 초조해 하는 저의 마음과
     바빠서 온전히 자막을 제작하진 못하지만 참여하고 싶은
     '이매'횽의 윈윈 전략이 들어맞아서 꽤 효과가 좋아요.
② 배경지식, 주석 달기
   - 제 자막을 즐겨봐 주는 분들의 공통된 반응이
     '주석 때문에 기다려진다'라고 할 정도로 어떤 경우엔 자막 번역보다
     주석 내용을 위한 검색에 쏟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
     저부터가 영어권에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에피소드에 나오는 용어를 검색하다 보면 '이런 것도 있구나!'하는 깨달음이 생기는데
     그런 것들 모두 빠짐없이 주석으로 챙겨서 올려요.
     하다 보면 한글로 검색되는 내용이 없어서 위키피디아 같은 곳의 영문내용을
     번역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③ 맞춤법 검사
   - 제가 쓰는 말이나 글이 100% 맞춤법에 맞지 않음에도
     타인의 글을 보면 거슬리는 부분만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서 맞춤법에 신경 쓰려고 애를 많이 써요.
     최소한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 정도?
     하지만 맞춤법에 맞지 않더라도 무시하고 쓰는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어 '~구요' 어체는 특정인물에게 쓰게 한다든가
     '바래요'가 아닌 '바라요'가 맞는 말인 걸 알면서도 실제 많이 쓰는 말이기에
     '바래요'를 쓰는 것처럼요.
     '~ 말야'도 두말할 것 없죠.
     실생활에서 '자장면' 대신 '짜장면'을 주로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면 될까요? ^^


3. 조금 어려운 용어나 코미디 같은 내용은 자막을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저스틴 워커 -

싱크가 넉넉하다면 짧은 주를 달기도 하는데요.
 주로 자막 글에 "번역자 주"를 꼭 쓰고 그걸 읽어 달라고 자막에 넣었었습니다
사실 영화나 미드 볼때 틀린 번역 보다는 가장 안타까운게
 바로 틀린 번역을 하면서도 저렇게 밖에 못하는 이유나 그 자막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것입니다.
 그래서 번역자 주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나름 번역자 주를 열심히 쓰는데 읽어주지 않는
분들에게는 조금 섭섭합니다. 그거 때문에도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 그게 영상물의 한계인것이 가장 속상합니다
책 읽을때는 그래도 번역자 주가 달리지 않습니까?? ㅋㅋㅋㅋ


 엽기걸 -

 자막 안에는 짧게 줄여서 주석 글을 달고
자막 게시글에 따로 기나긴 주석을 주렁주렁 달아서 올려요.

돌고 돌아 배포되는 자막의 특성상 자막 안에 설명하지 않고 원 게시물에서만 설명할 수 없었어요.
자막만 접하는 분들께는 짧은 단어들의 나열로 최대한의 정보를 드리려 노력하고
기미갤의 자막 게시글이나 블로그의 자막 게시글을 따로 찾아주는 분들께는
구구절절 설명을 해 드리려 하는 편이에요.


4. 어떻게 자막을 만들때 영상과 어울리게 자연스럽게 번역할 수 있을까요?

 저스틴 워커 -

 아까도 말했지만 번역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한국어로 드라마를 쓴다면 이런 경우
 어떻게 표현 하겠다를 생각하면서 하면
조금 더 표현이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케릭터들의 성격을 잘 알고 거기에 맞는 말투, 호칭 같은 것을 쓰다보면 아무래도
번역체 보단 부드러운 표현이 나오겠죠?
 
예를 들 수는 없는데요...^^; 노력을 하다보면 되겠죠.


 엽기걸 -

 질문이 참~ 어렵네요. 상황이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달라요'니까요
제가 번역하는 미드는 다행스럽게도 시트콤이 아닌 정통수사물이라
개그 드립도 드물어서 그대로 번역을 해주는 편이에요.
직역과 의역을 적당히 섞으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죠.

대답하면서도 맞게 대답하는 건지... 뭐로 예를 들어야 하는지 난감.. ㅠ.ㅠ

We all have people in our lives.
그냥 번역한다면 '우리는 모두 우리의 삶에 사람을 가진다.'겠죠.
저 같은 경우, '우리 모두 자신의 삶에 누군가를 품고 있다.' 정도로 했어요.

아래의 경우엔 수동태를 모두 곧이곧대로 수동태 형식으로 안 하는 게 자연스럽다. 정도일까요?
"The best and most beautiful things in life cannot be seen or even touched.
They must be felt with the heart.
인생에서 가장 좋고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다.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 - 참고로 '헬렌 켈러'의 명언이랍니다.

위의 질문글 중에서 "자막 만들 때 중요시 여기는 게 있나요?"가 번역체라면 이해가 가시나요?
'중요시 여기는' 대신에 '중요시하는'을 넣으면 되죠. 

방금 검색을 해보니
영어 번역체의 예를 몇 가지 나열해 놓은 블로그가 있네요.
http://blog.naver.com/read770/30010194948
조금 이해가 가시나요? ^^



5. 자막 제작을 도전하신 다는 분에게 격려의 한 마디!

 저스틴 워커 -

 저도 계란으로 바위를 쳤는데요. 무조건 도전하지 말고
 차분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미드를 한 두편 정도 만들어 본 다음
그 작품을 어떻게 번역을 했었는지 비교해 보고
 그 다음 자막 제작에 도전해 보는 것이 정도 인 것 같습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늘고 속도도 붙습니다.
 다만 자막 제작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굉장한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또한 가끔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견뎌야 하는
 강심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대인배가 되라고 에피뽜님이
그러신것 같은데요(맞죠??) 대인배는 되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자막 제작 하다보면 그럴 필요성이 꼭 느껴집니다
 
사족 : 책 많이 읽고 한자 숙어 공부 많이 하다보면
 축약의 미 글자 수 줄이기 같은것에 도사가 되겠죠?
되도록이면 같은 표현은 과감하게 줄여 보세요 


 엽기걸 -

 무리한 도전부터 하지 마세요.
다른 자막 제작자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전 제 초기 자막을 보면 아직도 낯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합니다.
자막 없이 보는 사람일지라도 실제로 자막을 만들면 '어라?'하기 마련인데
처음 자막을 제작하면서 무리하게 도전했다가 
기분 상하는 댓글 보면서 상처받고 위축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 같더군요.
먼저 능력자들이 만든 한글자막을 보지 말고
본인의 힘으로 한글자막을 만들어 비교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자막 한 편 만들어서 그냥 올리겠다 하는 분들에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죠.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자막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분들께 꼭 해 드리고 싶은 말이었어요.

앗! 그리고... 
처음 자막 제작하는 분들은 '기미갤' 공지의 [미드갤 활용서]에 나와 있는
'한글자막 만들기'를 꼭 읽어보시길 권해요.
smi형식의 자막을 만들면서 'KRCC'와 'ENCC'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면 곤란하죠. ^^
공지는 읽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자막 어떻게 만드느냐고 질문하는 글을 읽으면
대략 난감하더이다. ㅎㅎㅎ




 저스틴 워커 님의 마지막 한 마디 입니다

"자막 제작 자체는 자신의 영어 실력 과시나 남아 도는 시간이 있어서 또 찬양 받고 싶어서
하는것이 아니다. 자막제막이야 말로 미드 사랑의 최고의 열매이다"

아마 자막 제작을 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대표해주는 한 마디 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호나우딩요가 축구를 정말 잘 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 글을 보니 축구를 정말 즐겼던 선수라고 하더라구요.

아마 자막 제작도 이와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즐기세요! 그리고 즐기기 위해서 앞서 노력하셨던 분들이
어떻게 즐기셨는가 살펴보세요!
모든 자막 제작자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도 또 다른 인터뷰 내용이 올라옵니다.
기대해 주세요~!!

 
지난 인터뷰 놓치셨나요?

1화 - 토드, X³, 제이미a 님

2화 - KoLee, ThumbingMyWay, mei 님

3화 - J.J.A, 장미비파레몬, Epiphanes

4화 - 순수영혼, 휘릴 

5화 - 볼리비아던햄, 요들레히후
http://11pm.tistory.com/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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