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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그레이 아나토미 자막팀 중
싱크 팀과의 인터뷰를 잘 보셨나요?
싱크팀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건 다들 느끼셨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자막 작업엔 싱크만 있는 것이 아니죠.
싱크 작업 후에는 자막 작업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번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수많은 자막 제작자분들이 어려움을 겪으시는 부분이
바로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레이 아나토미 자막팀 중 번역팀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자막 제작을 하시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자막 제작을 하시지 않더라도, 자막 제작이 어떻게 되는지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요.

아래 인터뷰에서 [by ]안에 나오는 닉네임은
자막 제작자 분들이 네이버에서 사용하시는 닉네임을 쓴 것입니다.
디씨에서 사용하는 닉네임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번역팀에는 어떤 분들이 계신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 팀의 라인업은 탄탄한 편입니다.
자막 공장 전체를 보면 전문의도 계시고,
간호사, 일반 회사원, 학교 선생님,
초기에는 방송국 작가, 대학생, 대학원생 등
본업을 가지신 분들이 틈틈히 참여하고 계신거죠. [by fobs]


2. 드라마 초창기에 인물들간에 존대관계를 설정하는 게
정말 힘든 일 중에 하나인데요. 어떻게 존대관계를 파악하시나요?

 나이와 말투 그리고 이해관계를 따집니다.
한 예로, 테티가 처음 왔을 때 헌트와의 관계를 고려해
테디는 일반 어탠딩으로 구분해서 레지던트 이하에겐
모두 반말을 하도록 설정했어요.
이런식으로 이해관계를 파악해서 존대관계를 정합니다 [by fobs]

 초기엔 그거 파악 못해서 무지 힘들었어요.
인터넷에 올라오는 존칭 정리가 된 글을 참고하기도 했고요.
나중에는 직급에 따르고, 결혼이라던가 특별한 관계에 유의해서 봅니다 [by 윙키]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오면, 드라마 상의 상황이나
분위기를 보면서 존칭을 조절해요.
그러다 헷갈리면 그냥 교열팀의 은혜를 바라고요.
어쨌든 대화하는 사람들의 관계나 갈등 상황을 파악하려고 해요 [by 까나리야]


3. 의학 드라마인 만큼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경우 어떻게 번역하세요? 직역? 의역? 아님 그냥?

 의역 위주로 합니다. 가독성을 중시하는 지라
의역 위주로 하게 되더라고요.
가장 한국적으로 전달하는게 좋은 번역이라고 봐요 [by fobs]

 저도 의역이요. 직역으로하면 저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뜻이나 의미를 좀더 정확하게 전달하는데엔 의역이 낫더라고요 [by 윙키]

 저도 의역 한표! 제가 생각하기엔 의역이라는건
한국어로 말했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번역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막을 보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의역을 선호합니다 [by 까나리야]

 다들 생각이 같으시네요. 저도 의역을 합니다.
직역 같은 경우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언어 자체가 한글과 달라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최대한 의미 전달이 되도록 번역을 합니다 [by 페리보트]


4.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경우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용하는 대사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어떤 경우는 그 인용된 드라마나 영화를 알아야지만
상황이 이해 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럴 땐 어떻게 번역하세요?

 적절한 한국속담이나 속어 같은 걸 찾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역주를 밑에 답니다.
그렇게 해서 간단하게 의미 전달을 해요 [by fobs]

 저도 한국 속담이나 속어에 맞는 표현으로 대체해서 번역합니다.
노래나 인용문 같은 경우는 구글링해서 찾고는 표시해 놓죠 [by 윙키]

 아직은 이런 상황을 접하진 않았네요.
아마 인용된 표현을 번역하면 최대한 간결하게 번역하고
짧게나마 주석을 달꺼 같아요 [by 까나리야]
 
 저도 아직 경험하진 못 했어요.
만약 그런 상황이 오면 구글링&네이버 검색하거나
미국 친구들 (!?)에게 해석해달라고 할 꺼 같아요 [by 페리보트]


5. 번역을 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이 되는 사이트나 다른 도구가 있나요?

 구글, 야후에 직접 질문, 친구들 [by fobs]

 저도 구글 한표, 그래도 부족하면 주위 친구들 [by 윙키]

 전 네이버랑 전자사전, 안되면 눈치 추가 [by 까나리야]

 구글 & 네이버. 정확한 단어 뜻을 찾기 위해선
collins cobuild 영영사전도 참고합니다 [by 페이보트]


6. 번역할 때 사용하시는 프로그램으로 뭐가 있나요?

 그냥 메모장 [by fobs]
 저도 메모장 [by 윙키]
 저도 [by 까나리야]
 다들 그렇듯 저도 메모장 [by 페리보트]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이미 싱크팀에서 작업을 마친 뒤라,
대사를 채워 넣으면 되기에 메모장을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막 제작에서 싱크도 해야 한다면, 앞서 있었던 싱크팀과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세요) 


7. 번역팀에서 일하면서 겪게된 일화가 있나요?

 아무래도 피드백 과 피드퍽 의 오묘한 차이에서 오는 신경전이랄까요.
피드백 주시는분들 의견을보면 정말 도움되는게 많은데요.
주활동영역이 디씨이다 보니까,
간혹 가다 피드퍽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첨부터 시비조에 내용지적은 둘째치고
"너넨 팀이라는 것들이 이것도 모르냐""접어라" 하는식의 
피드fuck 때문에
가끔씩 시끄럽고 맘이 않좋을때가 많아요.
나머지 내용에 대한 실랄한 비판은 고맙게 받는 편입니다 [by fobs]

 전 아픈데 작업하다 응급실 간적 있어요.
그거 말고는 초기에 oh 이런것도 다 번역해서,
숨소리까지 번역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by 윙키]

  땜빵을 좀 했던 것 같은데..에피소드랄 것까지는 없는데
가끔 급한 개인 사정이 생겨서 참여하기로 했다가 못 하신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주 가아끔 작업을 대신 했던 것?
쉬려고 했던 주에 갑자기 땜빵을 하게 된 때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하..이걸 또 해?' 생각하면서도,
번역을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완성된 자막이 나오고 크레딧에 내 닉네임이 올라가 있으면
뿌듯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또 땜빵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by 까나리야]

 번역할 때는 아무 일 없었던 것 같고요.
제가 처음으로 디렉팅 했을 때 갑자기 때 아닌 자막 독촉 대란이 일어나서.. 
많이 놀란 적이 한 번 있었네요..
아무래도 제가 당시 에피소드 디렉터였기 때문에
왠지 다 제 잘못일거란 생각에 더 놀랐던 것 같아요ㅠ.ㅠ [by 페리보트]


 8. 번역팀의 활동을 간추려 표현하자면?

 번역은 데이트다. 금요일저녁ㅋㅋ딱 데이트할 시간이잖아요
데이트하면 얼마나 즐겁고 재미나요ㅇㅇ다음 데이트도 기대되고
데이트 상대가 까다로우면 짜증도나고.. 번역도 그런거 같아요^^; 
늘 즐겁고 다음이 기대되고 기다려지고 신나고.
다만ㅜㅜ번역할 양이 많거나 뮤지컬 에피처럼
까다롭거나 어려우면 힘들어지는것도있죠
그렇다고 데이트 상대랑 헤어지고 싶지는 않듯이 번역놓기도싫거든요
무튼 번역은 <데이트>입니다♥ [by 윙키]

 등산.처음에는 하기 싫다가도 천천히 산을 걸어 오르다 보면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환희 때문에 절대 끊을 수 없는 것.
그리고 그런 
기분을 느끼는데도 내려오면 또 하기 싫어지는 것도 똑같아요.
(어머 뭐야 이 뻔한 대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건 체력전입니다.
개인 자막을 만들다가 체력이 달려서 힘들고
피곤해서 아무 말 없이 그만뒀는데 그게 좀 아쉽습니다.
그아 자막할 때도 체력 충전해 뒀다가 팍! 집중하고 끝나면 
아무 말 없이 자러 GOGO 하거든요~~ [by 까나리야]

 네, 맞습니다. GA 자막공장 번역팀에서 일한다는 건,
마치 등산하는 것 처럼 애증의 관계라고나 할까? :) 
(애>>>>>>>>>(증)이긴 하지만요... ^^) [by 페리보트]


 제 3자의 입자에서보면, 교열 작업을 나름 오래 해오면서
이제는 번역된 파트만 봐도 누가 했는지 느낌이 옵니다.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번역은 거울이다.
본인의 사고방식, 생각, 느낌, 실력, 기타 등등
본인의 모든 것들이 은연중에 번역한 단어나 문장구조 등에서 드러납니다.
[by 윤이 from 다른팀]


 




영어를 한글로 바꾸는 가장 기초적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
그리고 정답이 없기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나오기도 하는 작업입니다.

결국 번역은 한글과는 전혀 다른 영어라는 언어를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라는 데 다들 의견을 모아주셨습니다.

이 인터뷰 내용이 자막 작업을 하시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길 다시 한번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자막 작업의 마무리.
수정 및 교열 그리고 의학용어 팀과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아무리 번역을 잘하고, 싱크를 잘 찍어도 실수라는 것은
생기기 마련이죠.
과연 그레이 아나토미 자막팀은 이 실수를 어떻게 잡아내고,
또 어떻게 계속 좋은 자막을 공급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노하우를 밝힙니다.

다음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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