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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번의 나누어서 기획된
자막 고수들에게 묻다 인터뷰 시리즈의
마지막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일은 과정이 어떠했든 좋은 평판을 듣지 못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자막의 마무리 작업인 수정과 교열 그리고 전문용어 수정은
자막 전체의 질을 크게 향상 시키는 방법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럼 그레이 아나토미 자막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마무리 작업을 책임지는 자막팀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일까요?
한번 같이 살펴보시죠

 이번 인터뷰는 그아갤 자막팀 중 의용팀(의학용어팀),
수정팀과 교열팀 모두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글의 내용이 길지만, 충분히 다 읽으실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꼭 다 읽어주세요!!!) 


 



 1. 의학 용어 같은 경우 모르는 단어들이 대부분인데,
이에 대한 자막 처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자막 내에서 글자색 변경과 괄호 또는 *표시 등을
사용한 주석을 달아 설명합니다.
특히 주석의 길이는 되도록 이면 짧게 만드는 편이에요. [by 나비연]


 2. 의학 용어 같은 경우 번역할 때 영어 발음 그대로 적으시나요?
아니면 그에 맞는 한국 단어를 찾아서 번역하시나요?

 그대로 적기도 하지만, 한국어 명칭이 있을 경우는
그 단어를 찾아서 번역하지요.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무리없이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
상황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쓰고 있어요 [by 나비연]


 3. 실제로 의학 용어팀에는 의료 계통에 계신 분이 많으신가요?

 의학 및 간호학 분야의 임상종사자나 학생들이 실제로 많습니다 [by 나비연]


그럼 이제 수정 및 교열팀에게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1. 수정 및 교열을 할 때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것이 무엇인가요?

 그 상황에 맞는 올바른 표현에 가장 중점을 둡니다.
맞춤법은 나중에 고치면 되기에, 맞춤법을 우선순위에 두지는 않습니다 [by 윤이]

 저는 오역이나 직역된 어색한 표현을 올바르게 또 매끄럽게 바꾸려고 합니다 [by celine]

 저 같은 경우엔 영자막에 근거해서 맞는 표현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1차 번역 부분에서 오역이 된 부분이 있나 확인하려고요 [by 휘릴]

 제 생각엔 드라마, 영화 등 수많은 자막들이 돌아다니지만
적어도 '한글자막'이라면 최소한 '한글 맞춤법'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자막들은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제작자들의 정성과 노력은 일단 논외로 하고..)
  심한 경우는 맞춤법 때문에 짜증이 나서
자막에 집중을 할 수가 없는 경우들도 숱하게 봤고요.
그런 점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고퀄(^^;) 자막으로 유명한 GA 자막공장이지만,
특히 맞춤법 교정만큼은 그 어느 다른 자막팀/개인자막과는 달리
추종을 불허한다..는 자부심을 제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ㅋㅋ [by MrMna]

 아무래도 오역이 없도록 하는 것이 수정팀의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요?
초벌 번역이 된 상태기 때문에 작업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수로 이어지더라고요.
그레이아나토미는 영어공부하기에 좋은 쇼는 아니지만,
미드로 공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간혹 아예 반대 의미로 번역했다든가,
속뜻이 따로 있는데 단어 그대로 직역한 자막을 보면
나도 정신차리고 만들어야지 해요. [by Dr. Y]

 



 2. 수정 및 교열을 할 때 어떤 걸 참조하세요?

 주로 인터넷을 참고합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전공책도 많이 봐요.
국어학에 관한 전공도서에 교열 작업시 참조하거나
꼭 알아두면 좋을 지식들이 많이 있어서요 [by 윤이]

 일단 구글.
그리고 네이버사전=위키피디아>어번 딕셔너리 순으로 참조해요.
특히 구글의 경우에는 정말 모르는 경우에 단어를 검색한 뒤
사진 검색 결과를 보면 정확한 뜻을 모르더라도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grad wall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구글에서 검색하니 graduation wall 이라고
단체에서 졸업한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 벽에 붙인것 같더라구요^^
그걸로 감을 잡은 경우도 있었어요. [by 휘릴]

 구글이나 어번 딕셔너리.
하지만 웹이나 사전에서 찾은 게 썩 맘에 들게 내키지 않을 때도
있어서 주변 친구들(네이티브)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by Celine]

 사전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은 어번딕셔너리나
구글링해서 예문을 봐요.
한국어도 그렇듯이 실제로는 사전적인 의미와
다르게 쓰일수도 있고 신조어/표현도 나오니까요. [by Dr. Y]


 먼저, 네이버 사전 -> 일단 표준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신조어를 제외하면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와 있지 않은 것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이런 거 걸러내야죠.
 그리고 또 우리말배움터(urimal.cs.pusan.ac.kr/urimal_new)도 있어요
한글 맞춤법이 솔직히 까다롭고 조금은 불완전한 부분들도 있어서,
교열 보는 사람이라고 이걸 다 안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조금이라도 헷갈린다 싶으면 여기서 검색해보는 게 좋습니다.
특히 외래어표기법은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외래어표기법에 근거한 이 사이트의
'외래어/한글표기 상호변환기'를 참조하면 좋습니다.
  물론 네이버/구글 검색도 합니다. -> 아는 길도 물어가라..^^ [by MrMna]


 3. 혼자서 작업하는 경우라면, 수정 및 교열을 할 때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2차적인 문제라 생각하고
우선 어색한 표현을 고치고 오역을 찾는 데에
중점을 많이 두는 편입니다.
 영자막과 하나하나 비교하면서 오역 찾고,
어색한 표현을 고치려고 많이 애씁니다.
저 역시 feedfuck을 싫어하는지라
오역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어색한 표현을 고치는 과정에서는 수정팀과 번역팀의 도움을 얻습니다. 
[by
윤이]

문장이 긴 경우 여러개의 자막 싱크에 나뉘어 나오게 되는데요.
전체 한 문장, 한 줄로 번역한 다음에 싱크를
나누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전 대사를 소리내서 읽어봅니다.
그럼 어디가 어색한지 확 느껴지실 거예요
(이게 잘 먹히는지는 모르겠네요 ^^;) [by 휘릴]

 무조건 연기해보는 걸 추천해요.
대사가 어색하진 않은지, 캐릭터의 어감은 살았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사실 원래 대사를 최대한 살리는 것과
과감하게 의역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데 번역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각자 취향이 있으니 모두를 만족시키긴 어렵겠죠. [by Dr.Y]

 여러번 돌려보면서 곱씹어보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디가 조금 어색하다-하는
가닥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by Celine]
 
일단 번역된 자막 텍스트를 아래한글에 넣어서
빠른 교정 기능을 이용하면 한 70% 정도의
맞춤법과띄어쓰기는 잡을 수 있습니다.
빨간줄이 나오는 부분만 골라서 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최종적인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그래서 70% 정도로 봅니다.. 
 더 나아가 잘된 번역은 한마디로
우리말로 읽을 때 어색하지 않은 번역입니다.
영어를 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우리말 표현력이 부족하면 좋은 번역을 할 수 없습니다.
교열을 보다가 뭔가 어색해서 원문(영자막)을 찾아
대조해보면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오역이라든가 꼭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말투가 달라서 어색하게 느끼는 문제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좋겠지만,
우리말로 어색한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역시 영어실력 못지 않게 우리말(표현력)에 대한
소양을 키우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할 겁니다.. [by MrMna]


4. 수정 및 교열팀에서 작업하면서 겪게된 일화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자막을 한 번이라도 제작하신 분들이라면
모두다 공감하시겠지만 자막은 영어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본인의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다들 뼈저리게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교열작업은 다른 작업보다 더더욱 충분한 한국어실력과
영어실력을 요구하므로, 2가지 언어 모두 다 잘해야
완벽한 교열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항상 부담감을 많이 느낍니다 ㅜㅜ
 그러다보니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보는 편인데요,
제가 아는 분이 이 두 부분에 다 강해서 그분께 많이 물어보고
서로 얘기하고 하면서 했던 교열 작업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가 놓치거나 몰라서 지나쳤던 부분을 그분이 많이 얘기해주고
보완해줘서 제가 교열러로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또 팀장까지 맡을 수 있었던 건
그분의 공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 [by 윤이]

 생일날도 눈알 빠지게 작업했는데
갤에서 자막 안 올라온다고 테러 터져서 서러워 울었던 일. ㅋㅋㅋㅋㅋ
[by 바닐라카푸치노]

 음.. 글쎄요 [by Celine]

 패스 [by 휘릴]

 전에 나왔던 내용을 다시 언급하는 경우가 있으면
확실히 하고자 찾아보려 하는데
150개에 달하는 에피를 일일이 기억할 수가 없어서 힘들어요. [by Dr.Y]

 에피소드라... (역시 시작이 다른 MrMna님)
한때 GA자막팀은 딕테이션(直聽直譯..영상을 보면서 바로 번역하기 ^^;)
작업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GA 자막팀은 팀 작업이라 개인자막 제작자들보다
속도 면에서 경쟁이 되질 않는 데다,
영자막이 나온 다음에야 작업이 시작되면 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영자막이라는 게, 사실 영어를 안 쓰는 나라에서 만들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주로 중국어권에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면 그걸 받아다가 쓰는 거죠.. ^^ ),
영자막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리 시간이 남아돌아도
손가락 빨고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지금 자막공장은 싱크팀에서 영자막이 나오기 전에
미국의 해당 방송국에서 자체 제작한 script를 구해다
작업을 하기 때문에 조금은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그만큼 싱크팀의 노가다가 엄청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 모두 싱크팀을 찬양하고 있지요..^^ )
 
 그러던 중에 어느 추석 연휴에..
추석은 우리만 연휴가 아니라 중국은 더 난리가 나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영자막이 나올 때가 훨씬 지났는데도
나올 생각을 안 하고..급기야 번역팀의 폽스 횽을 중심으로
딕테이션이 되는 멤버들이 모여서,
거기다가 '하우스갤'의 윤코준코 횽까지 객원으로 스카웃해서
그냥 영자막이나 대본도 없이 순전히 딕테이션으로 번역을 하고
싱크를 일일이 찍어서 자막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실력자들이 모여서 그런지 시간도 훨씬 적게 걸리고
결과물도 훨씬 고퀄의 자막이 탄생했습니다.

 이걸 계기로, 앞으로는 동영상이 뜨면
대본이나 영자막 없이 바로 딕테이션으로 번역을 해서
당일 자막 제작을 끝냄으로써 개인자막과 속도나
퀄리티 모두 앞서고자...하는 목표로 딕테이션이 가능한
멤버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습니다..만,
현실은 매번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건
너무 지나친 노가다라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
 
 지금도 어쩌면 개인자막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속도 면에서 경쟁은 포기하고,
퀄리티에 좀더 집중하는 것으로 팀의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그 대신, 늦게 나오는 자막이 오역이나 교열에서
실수가 있다면 죽도 밥도 아니기 때문에 좀더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를 덧붙이자면,
제가 자막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됐을 당시에,
1111이라는 닉을 쓰는 개인자막 제작자가 있었습니다.
듣기로는 예전 자막팀 멤버였는데,
팀내에서 불화 때문에 탈퇴했다던가..?
하여튼 그 횽은 번역 실력과, 의학적 지식까지 갖추고(의대생이라던가?)
후다닥 만들어내는데, 정작 뒤늦게 나오는 자막팀 자막이,
교열로 넘어온 걸 보면 오역 투성이라 경쟁이 되질 않았습니다...-_-;;
이걸 계기로 자막팀 멤버를 대폭 교체해서 실력자들을 영입하고,
시간은 늦어져도 수정이라는 코스를 집어넣고,
'자막팀은 실력이 1순위, 친목이 2순위이다'라는
묵시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냈습니다.
덧붙여 개인자막 제작자들 중에서도 실력 있다 싶은 횽들은
스카웃해서 경쟁자를 제거하기도 하고(ㅋㅋㅋ )..해서,
하여튼 오늘의 자막팀에 이르렀습니다.. ^^
(당시 1111 횽에게도 영입을 제안했는데,
개인적으로 바빠서 팀작업은 못 하겠다고 고사하고,
자막팀 자막이 이제 훌륭하게 나오니
본인은 손을 떼겠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어디에서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되어 있으려나.. ^^ ) [by MrMna]


5. 마지막으로, 수정 및 교열팀의 작업을 표현하자면?

 교열은 낙엽쓸기 
작업할 땐 그렇게 안 보이더니..
돌려볼 때 마다 틀린 게 눈에 보여서 고치고 고쳐도
또 틀린 게 나오고 또 다시 보면 또 틀린 게 나오고....
군인들이 눈 쓸 때 그 느낌 조금은 알 거 같아요 [by 윤이]

 번역팀에 비해 양적으로는 적을지언정
그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은 작업? [by Celine]

 '낙엽 쓸기'...
쓸어도 쓸어도 오탈자가 어디엔가 꼭 숨어 있다..-_-
(이건 윤이 횽 얘기하고 중복..그 얘기를 처음 해준 게 나였던가? ㅋㅋ )
 '화룡점정'
고퀄 자막을 완성하는 건 맞춤법, 띄어쓰기, 오탈자 없는 완벽한 교정이다.. ^^
[by MrMna]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어 새로운 사람들에게
다른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게 하는 것에는
많은 분들의 땀과 노력이 배이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것을 소비하는 입장에선
자막 제작을 위해 쏟은 시간과 노력에 비해,
너무나 쉽게그것을 소비하기에 자칫 자막 그 뒤에 있는 노력을
쉽게 떠올리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네요

이번 자막팀과의 인터뷰 재밌게 보셨나요?
이제야 그동안 쌓아놓은 모든 자료를 다 공개했습니다.
앞으로 언제 다시 이런 인터뷰가 있을 진 모르겠지만,
미리 자막 제작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재밌는 하루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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