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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미드나 영드 등 외국 드라마 자막을 만드려고 해보면,
영어 실력이 제일 중요한 거 같은 데, 이상하게 잘 안되고
자막 하면 이상하게 한국어 실력만 계속 느는 것 같고
어려운 미드도 그냥 사람들 이해하는 정도의 자막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갑자기 나에게 대학 교수의 지식 수준을 요구하고
그러다 보면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아마 미드 자막 제작을 시도해보셨거나,
이제 막 시도하신 분들 위와 같은 고민 말고도
다른 수 많은 고민 해보셨을 겁니다.
미드 자막 제작은 기존의 영어 실력 외에도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는 그 특징 때문에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막 제작에 경험이 많은 분들의 노하우를 알리고자
계속 해서 인터뷰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주로 미드 화이트 칼라의 자막 번역을 하고 계시는
SNL 님께서 들려주신 노하우입니다.

 



- 자막 만들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저는 일단은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자막을 만드는 걸 가장 중요시합니다.
말하자면 영어문장의 단어 하나하나를 한글로 옮기는 것보다는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을 사용해서 자막을 보시는 분들이
이질감없게 감상할 수 있게요. 그래서 항상 감수과정에서도
입으로 소리내어 말해보는 작업을 많이하고요.
그래서 제 기준에서 가장 뛰어난 자막은 곧휴가나감 님의 커뮤니티에요.
그냥 일상대화같잖아요. 


- 자막 만들 때 어떤 본인만의 노하우나 팁이 있나요?
 
 기본적으로는 구글의 힘을 많이 빌리는 편입니다.
제가 원어민이 아니니 일단은 당연히 모르는 표현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때는 문장으로 구글링을 하는 거죠.
 근데 화칼의 경우에는 서역사람들도 모른다고
야후 Answers에 질문 올려놓은 표현들(도박이나 사기 관련)도 꽤 있더라고요.
그럴 때는 스리슬쩍 넘어가는 유도리;;도 약간씩 필요하고요.
전에는 Urbandictionary 많이 사용했었는데
요새는 그냥 구글링이 더 편한 것 같아요.
또 한가지는 감탄사 제거인데요.
저도 처음에는 영자막에 나오는 oh, Uh-oh 이런 감탄사들을
한글로 바꿔서 넣었는데, 사실 그 정도 비언어적 표현들은
제가 굳이 번역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보시는 분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막을 넣지 않아요.
오히려 그 쪽이 훨씬 더 깔끔한 자막이 나오기도 하고요. 


 



- 드라마에선 가끔 한번에 알기 어려운 용어가 많은데요,
어떻게 자막 처리를 하세요?

 저는 보통 자막내 주석보다는 따로 글을 만들어 설명하는 걸 선호했었는데요.
요새는 주석달일이 별로 없거니와 짧은 내용이 많아서 자막 내에 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일단은 레퍼런스가 많아 주석을 달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 코미디가 아닌 경우에야 주석은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보통 미국에서 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로 모르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11화에선가 미얀마 대사의 대사 때문에
외교면제에 대한 주석을 단 적이 있었는데
제가 굳이 그런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극의 감상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던 사항이죠.
궁금하시다면 검색을 하셨을테니까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 뭐 그런겁니다. :)


- 자막 번역시 어떻게 최대한 우리말로 번역하라는
충고를 따를 수 있을까요? 

 화칼 자막 끝난지가 꽤 되어서 잘 기억이 나진 않는데...

아마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이번 시즌 화칼 피날레 2분40초 정도에 보면
암산을 잘하는 존스를 보고 다이애나가 이렇게 말해요. 

Oh, you've been sitting
too close to Caffrey.

이걸 그대로 번역하면

오, 당신은 카프리랑
너무 가깝게 앉아왔어요.

가 되겠죠

저는 

카프리랑 너무 가까이 지내셨네

라고 번역했거든요.

우리말은 대화의 컨텍스트에서 주어가 누구인지
상호간에 인지가 되어 있으면 생략하는게 더 자연스럽죠.
또, 다이애나가 장난스럽게 비꼬는 말투를 살리려고 하다보니
저렇게 번역이 된 거에요.
구어체로 자막을 만든다고 생각하는게 좋아요.
그래서 공지에서도 말하는 거고
저도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가면서 감수를 하는 거고요.  


- 드라마내의 인물들 간의 존대 관계 등을 어떻게 파악하세요?

그래서 저는 일단은 한번 감상을 끝내고 자막 제작을 시작하는 편이에요.
오히려 그 편이 존대관계를 잘못 설정했을 때
수정하는 시간보다 덜 걸리거든요.
그리고 처음에 관계를 설정할 때는
일단 친인척관계/사회적관계/지위/인물의 성격 등을
전부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편이에요.
화칼에서 피터가 닐/모지/알렉스에게는 반말을 쓰면서도
사라에게는 존대말을 고수하는 것이나,
닐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친구를 제외하고)
존대말을 쓰는 것도 그런 이유이죠. 



- 마지막으로 자막 제작 도전 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일단은 공지에 나온 가이드를 읽고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자막이란 것이 사실 어느정도 기본 틀만 갖추어놔도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니까요.
저한테 가장 거슬리는 건 온점찍힌 자막들과
영자막 안지우고 통합으로 올리시는 자막들인데
그런 기본적인 사항들은 공지에 다 올라와 있으니
먼저 공지를 읽으시고 제작하시면
최소한 그런 쪽으로는 틀이 갖춰져서 나오겠죠?
그 이후로는 역시 자막제작자의 gut으로
헤쳐나가야하는 어려움들이 대부분이고요.
악플은 무시하고 피드백은 감사하게 받는 대범함이 필요해요. :D
 

 



 무엇이든지, 여러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인 내용이 있고, 또 각각 다른 내용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자막 제작을 처음하시는 분들은
공통적인 내용을 따르고, 자기에게 맞는 또 각각의 개별 내용을
따른다면, 더 쉽게 자막 제작에 흥미를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개인 인터뷰는 어느 덧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음 번에는 디씨 인사이드
그레이 아나토미 갤러리의 자막팀과의 인터뷰가 올라옵니다.
아무래도 자막 팀이니 만큼 각각의 분야에 있어서
조금 더 자세하고, 유익한 정보들이 많습니다.
기대하세요! 

지난 인터뷰 놓치셨나요? 여기 모았습니다 

1화 - 토드, X³, 제이미a 님

2화 - KoLee, ThumbingMyWay, mei 님

3화 - J.J.A, 장미비파레몬, Epiphanes

4화 - 순수영혼, 휘릴 

5화 - 볼리비아던햄, 요들레히후 님
http://11pm.tistory.com/101
 
6화 - 저스틴 워커, 엽기걸 님
http://11pm.tistory.com/102

7화 - 4Tom2 
http://11pm.tistory.com/105 8화 - 라이언a님 첫 번째 이야기
http://11pm.tistory.com/111

9화 - 라이언a님 두 번째 이야기
http://11pm.tistory.com/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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